海旦의 조지아 이모저모

한국의 부산 격으로 흑해에 접해 해양관광 및 해운업이 발달한 바투미, 아침 이른 시각 티블리시 중앙역발 바투미행 고속열차는 가볍게 시내를 벗어나 산세가 한결 부드러워진 외관을 스치며 서쪽으로 속도를 높이고 있다. 마치 서울역에서 부산행 KTX 를 타고 가는 기분이다.

적은 수요에 맞춰 총 4량으로 편성된 객차는 2층 구조로 주변 경관 조망에 도움이 된다. 우리는 아래층 지정석에서 편안하게 여행하고 있는데 한량의 객차에 95명 정도가 탑승 하니 1회 운행에 400 명 정도가 이용하는 셈이다.

바투미까지 서울 - 대구와 비슷한 거리를 2회 정차하며 목적지까지 5시간 걸리니 스피드보다 안전성 배려가 큰 듯하다. 일정한 속도로 달리다가 천천히 달리는 구간도 있으며, 평지를 연결하는 노선이라 터널은 전혀 없고 주변 풍광도 거친 산야가 줄곧 이어져 무미건조한 외곽지대를 운행하고 있는 것 같다.

조지아 국토 동부에서 서부 끝까지 거의 직선으로 이어 1일 생활권을 이뤄 인기 높은 교통수단으로 치부한다. 전기가 동력원이지만 wifi 이용이 차단되어 통신 인프라에서는 편의성이 떨어지나 기타 대승객 서비스는 불편성이 눈에 띄지 않아 쾌적한 여행이었다.

인구 집중도가 높은 수도권에는 승용차, 택시, 미니버스, 시내버스, 대형버스 등이 넘쳐나 교통포화 지경을 이루지만 2개 노선 지하철이 편리한 교통수단으로 한 몫을 하고 있다. 4량 편성이라 대량수송에 한계가 있지만 그리 붐비지 않는 교통수단으로 도심 이동에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교통카드는 지하철과 시내버스를 같이 사용하는데 승차시만 자동체크하며 하차시엔 자유스럽게 내리면 되니 우리처럼 거리병산제가 아니고 1회 이용시 500원 정도 징수한다.

아름답고 아열대 처럼 온화한 기후라 주변 동유럽 국가의 인기 해안 휴양지로 부상하고 있는 인구 30만 명의 중소도시, 바투미는 조지아에서 두번째 큰 도시이다. 관광객 편의를 위한 위락시설과 전통적 신화같은 역사성 짙은 시설들이 경쾌하고 즐거운 발길을 끌어 당기고 있어 유럽광장부터 시작한 유람은 마음을 들뜨게 한다. 마침 비가 흩뿌려 열기가 식기는 했지만 바투미의 저녁은 기대가 크다. 공원내 여러 정원에 자리잡은 무궁화의 영성스런 꽃무리가 사기를 북돋아줘 해변 몽돌사장을 또 찾고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