采采卷耳(채채권이) : 도꼬마리 캐고 캐어도
不盈頃筐(불영경광) : 기울어진 광주리에도 차지 않네
嗟我懷人(차아회인) : 아! 그리운 임 생각에
寘彼周行(치피주행) : 한 길에 놓아버린다

陟彼崔嵬(척피최외) : 저 높은 산에 올라가려니
我馬虺隤(아마훼퇴) : 내 말이 지쳐있네
我姑酌彼金罍(아고작피금뢰) : 내 잠간 금잔에 술을 따라
維以不永懷(유이불영회) : 그리하여 내 회포를 잊어보리

陟彼高岡(척피고강) : 저 높은 언덕에 올라가려니
我馬玄黃(아마현황) : 내 말이 허 덕이네
我姑酌彼兕觥(아고작피시굉) : 내 잠간 쇠뿔 잔에 술을 따라
維以不永傷(유이불영상) : 그리하여 내 상심을 잊어보리

陟彼砠矣(척피저의) : 저 바위산에 올라가려니
我馬瘏矣(아마도의) : 내 말이 병들고
我僕痡矣(아복부의) : 내 하인도 병이 났네
云何吁矣(운하우의) : 어찌하면 좋을까

(1장)
采采卷耳한대 不盈頃筐하여 嗟我懷人이라 寘彼周行하노라

○부(賦)이다. 채채(采采)는 한번 캐는 것이 아니니라. 권이(卷耳)는 시(枲)니, 잎사귀는 쥐의 귀와 같이 생겼고 수북이 나와 서린 것 같음이라. 경(頃)은 기울어짐이라. 광(筐)은 대그릇이라. 회(懷)는 생각함이라. 인(人))은 대개(大槪) 문왕(文王)을 이를것이다. 치(寘)는 버려둠이라. 주행(周行)은 큰 길이라.
○후비(后妃)가 군자(君子)가 있지 아니하여 사념(思念)함이라. 그러므로 이 시(詩)를 지었느니라. ‘바야흐로 도꼬마리(卷耳)를 캐는데 기울어진 광주리가 차지 아니하고 마음은 온전히 그 군자를 생각함이라. 그러므로 다시 캐지 않고 큰길가에 버렸다.’고 의탁(依託)하여 말함이라.

(2장)
陟彼崔嵬나 我馬虺隤러니 我姑酌彼金罍하여 維以不永懷하리라

○부(賦)이다. 척(陟)은 오름이라. 최외(崔嵬)는 흙산에 돌이 쌓인 것이다. 훼퇴(虺隤)는 말이 비루먹어서 능히 높은 데에 오르지 못하는 병(病)이라. 고(姑)는 또이다. 뇌(罍)는 술잔이니 구름과 벼락의 상(像)을 새겨서 황금(黃金)으로 꾸몄느니라. 영(永)은 길음이라.
○이는 또 이 높은 산에 올라가 그리워하는 사람을 바라보고 가서 쫓아가려 하지만 말이 비루먹어서 능히 나아가지 못하니 이에 또 금잔(金盞)에 술을 따라 마시며 그 오래도록 생각하지 말아야겠다고 말한 것이다.

(3장)
陟彼高岡이나 我馬玄黃이러니 我姑酌彼兕觥하여 維以不永傷하리라
○부(賦)이다. 산등성을 강( 岡)이라 하니라. 현황(玄黃)은 검은 말이 누래졌으니 병(病)이 극심(極甚)하여 색(色)이 변(變)함이라. 시( 兕)는 들소니, 뿔이 하나이며 푸른빛이고, 무게는 천근(千斤)이라. 굉(觥)은 술잔이니, 들소 뿔로써 술잔을 만든 것이다.

(4장)
陟彼砠矣나 我馬瘏矣며 我僕痡矣니 云何吁矣오

○부(賦)이다. 돌산에 흙이 쌓인 것을 저(砠)라 하니라. 도(瘏)는 말이 병들어 능히 나아갈 수 없는 것이요, 부(痡)는 사람이 병들어 능히 떠나지 못함이다. 우(吁)는 근심하고 탄식(歎息)함이라. 『이아(爾雅)』의 주(註)에 이를 인용(引用)하여 바라보는 것이라 하고 눈을 크게 하고 먼 곳을 바라보는 것이라 하였는데, 자상한 것은 하인사편(何人斯篇)에 보였다.

 
권이(卷耳) 사장(四章)에 장(章)은 사구(四句)라

이 또한 후비(后妃)가 스스로 지은 것이니, 이로써 그 바르고 정숙(貞淑)하고 한결같음의 지극(至極)함을 볼 수 있음이라. 아마 문왕(文王)이 조회(照會)를 갔든가 정벌(征伐)하러 갔을 때이거나 유리옥(羑里獄)에 구금당했을 때에 지은 것인가. 그러나 가히 상고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