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歷史 속에서 가장 改革的인 人物을 꼽으라면 누구를 들 수 있을까? 공민왕, 정도전, 광해군, 흥선대원군 등 여러 인물이 있지만 趙光祖(조광조 1482~1519) 역시 理念的인 側面에서는 가장 改革的인 인물로 꼽을 수가 있다.

非凡한 카리스마를 武器로 登場하여 性理學 理念을 바탕으로 道德政治가 具現되는 理想社會의 建設을 부르짖었던 人物 趙光祖. 16世紀 初盤 화려하게 政界에 登場했다가 5년 만에 挫折된 政治 行蹟. 그의 挫折은 保守와 現實政治의 壁이 當時에도 얼마나 두터웠던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조광조의 華麗한 登場에는 中宗을 사로잡은 한 편의 答案紙가 있었다. 1515년(중종 10) 成均館을 訪問한 中宗은 儒生들에게 試驗 問題를 냈다. 왕이 成均館 文廟를 參拜하고 儒生들을 激勵하기 위한 試驗인 謁聖試가 始作된 것이다.

1506년 反正으로 卽位했지만 이제까지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중종은 자신의 색깔을 나타낼 수 있는 政治를 計劃하며 儒生들에게 그 아이디어를 얻으려 하였다. 중종이 낸 問題의 要旨는 孔子 時代의 理想 政治를 現在에도 具現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라는 것이었다.

「임금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孔子께서 “만일 누가 나에게 나라를 맡아 다스리게 한다면, 1년이면 그런대로 實績을 낼 것이고, 3년이면 政治的 理想을 成就할 것이다.” 하셨다. 聖人이 헛된 말씀을 하셨을 리 없으니, 아마도 공자께서는 政治를 하기 전에 반드시 政治의 規模와 施行하는 方法을 미리 정해놓으셨을 것이다.

그 방법을 하나하나 指摘하여 말해보라. …… 나는 德이 不足한데도 祖上들의 큰 大業을 이어받아 나라를 다스리게 되었다. 잘 다스리기를 원한 지 10年이 되었건만, 紀綱이 아직 서지 않고 法度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런 狀況에서 功績을 이루려고 하니, 어찌 어렵지 않겠는가? 孔子의 가르침을 배운 그대들은 모두 堯舜時代와 같은 理想的인 社會를 具現하려는 뜻을 품고 있을 테니, 뜻이 但只 政治的 目的을 成就하는 데 그치지는 않을 것이다. 만일 오늘과 같은 時代에 옛날의 理想的인 政治를 이룩하고자 한다면, 무엇을 急先務로 하겠는가? 모두 다 말해보라.

중종이 낸 問題에 대해 조광조는 거침없이 答案을 써 내려 갔다. 아래는 조광조가 쓴 對策, 즉 試驗 答案紙의 一部이다.
「저는 다음과 같이 對答합니다. 하늘과 사람은 根本이 같으므로, 하늘의 이치가 사람에게 流行하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또한 임금과 百姓은 根本이 같으므로, 임금의 道가 일찍이 百姓에게 쓰이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옛날 聖人들은 巨大한 天地와 수많은 百姓을 하나로 여겼습니다. 그 理致를 살펴서, 그 도를 處理한 것입니다.

이치를 가지고 살펴보았으므로 天地의 뜻을 지니고 神明한 德에 通達하였습니다. 도를 가지고 處理하였으므로 精密하고 세세한 일을 凝集하고, 사람이 마땅히 할 떳떳한 道理를 다스렸습니다. 이러한 까닭으로 옳은 것을 옳다 하고 그른 것을 그르다 하며, 좋은 것을 좋아하고 나쁜 것을 싫어하는 것과 같은 價値判斷이 내 마음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습니다.

조광조는 이어서 中宗이 낸 策問의 核心인 孔子의 道를 實踐해야 할 것을 强調했다.
「공자의 道는 天地의 道이고, 공자의 마음이 바로 天地의 마음입니다. 天地의 道와 萬物의 많음이 이 도에 따라 이루어지지 않음이 없습니다. 천지의 마음과 陰陽의 感化도 또한 이 마음에 말미암아 調和되지 않음이 없습니다.
 
陰陽이 調和되어 萬物이 이루어진 뒤로, 일물이라도 그 사이에서 成就되지 않음이 없고, 반듯하게 區別되었습니다. 하물며 공자께서는 本來 있는 도로써 이끌었기 때문에 쉽게 效果를 얻었고, 본래 가지고 있는 마음으로써 感化시켰기 때문에 쉽게 效果를 얻은 것입니다.

조광조는 孔子의 道가 天地의 道이며, 孔子의 마음이 天地의 마음이기 때문에 孔子의 말대로만 한다면 그 다스림의 效果가 반드시 나타날 것이라고 確信을 하였다. 조광조는 또한 法度와 紀綱을 세울 것을 强調하는 한편, 原則이 세워지면 大臣들에게 政治 實務를 委任해야 한다는 점을 披瀝하였다.

「法度와 紀綱의 큰 줄기를 세웠다면, 이제는 大臣에게 政權을 믿고 맡겨야 합니다. 君主가 홀로 政治를 할 수는 없습니다. 반드시 大臣에게 맡겨야 政治의 法度가 確立되는 것입니다. 君主는 하늘과 같으며, 臣下는 四時와 같습니다. 하늘이 혼자 돌기만 하고 사시의 運行이 없으면, 萬物이 자라날 수 없습니다.
 
君主가 혼자 責任을 지고 大臣의 도움을 받지 않는다면, 온갖 敎化가 興起하지 않습니다. 다만 興起하지 않고 完遂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하늘이 혼자 運行하고, 君主가 혼자 責任을 진 즉 하늘이 되고 君主가 되는 도를 크게 잃을 것입니다. …… 그래서 옛날에 성스러운 君主와 賢明한 宰相은 반드시 誠實한 뜻으로 서로 믿고 모두 그 道理를 다하여 함께 正大하고 光明한 業績을 完成할 수 있었습니다.
 
원컨대 殿下께서는 優先 大臣을 恭敬하고 政治를 맡겨 紀綱을 定立하고, 法度를 定立하신 다음 훗날 大本을 樹立하고 큰 法을 行하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조광조는 道를 밝히는 것과 혼자 있을 때를 操心하는 것을 마음의 要諦로 삼아야 함을 거듭 强調하며 答案을 맺고 있다.

「엎드려 바라건대 殿下께서는 ‘도를 밝히는 것’ 과 ‘혼자 있을 때 조심하는 것’ 을 마음 다스리는 要諦로 삼고, 그 도를 朝廷에 세우셔야 합니다. 그런즉 紀綱이 어렵지 않게 설 것이며, 法度도 어렵지 않게 정해질 것입니다. 공자가 “석 달이면 可하고, 3년이면 成就할 수 있다.” 한 말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저는 임금님의 威嚴을 무릅쓰고 感激의 至極함을 이기지 못하며, 삼가 죽기를 覺悟하고 對答합니다. 1515년 조광조의 答案에 魅了된 中宗은 조광조를 破格的으로 昇進시키며 自身의 核心 參謀로 삼았다. 그러나 두 사람의 同居는 不過 4년 만에 깨졌다. 1519년 11월 중종은 朋黨을 形成했다는 罪目으로 조광조를 逮捕했고 급기야 賜藥까지 내렸다.

조광조는 臣下는 王에게 忠誠해야 마땅하지만, 그 王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時代가 追求하고 實踐해야 하는 性理學 理念이라고 判斷했다. 性理學 理念의 ‘確信犯’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1519년의 己卯士禍로 中宗과 趙光祖의 同居는 끝이 났다.

중종이 조광조를 電擊的으로 肅淸한 것은 性理學을 武器로 王權을 壓迫하는 조광조의 挑戰을 더 이상 傍觀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性理學 理念의 實踐을 武器로 華麗하게 登場한 조광조. 그러나 己卯士禍로 말미암아 그가 構想한 道德的, 理想的 政治의 實踐은 꿈으로만 끝났다. 그리고 中宗을 사로잡았던 그 華麗했던 答案紙도 歷史 속에 묻혀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