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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肉斬骨斷·三人成虎·誓海盟山…' 조국, 四字成語로 말하다
안종운  |  한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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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8.10  06:5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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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 = 한시나 사자성어는 힘이 있다. 현실에 대한 평가나 주장을 함축적으로 담는다. 직설을 피해야 하는 상황에서 미묘한 심경을 표현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문재인 정부 두 번째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54)도 주요 국면마다 옛 선현의 지혜를 빌려 속내를 때론 강하게, 때론 우회적으로 표현해왔다.

장관 지명일인 9일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남긴 한시를 인용하며 검찰개혁에 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조 후보자는 이날 오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서해맹산(誓海盟山)의 정신으로 공정한 법질서 확립, 검찰개혁, 법무부 혁신 등 소명을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서해맹산은 '바다에 맹세하고 산에 다짐한다'는 뜻으로 이순신 장군이 한산도에서 읊은 한시에 나오는 문구다.

원문은 '서해어룡동 맹산초목지'(誓海魚龍動 盟山草木知·바다에 서약하니 물고기와 용이 감동하고 산에 맹세하니 초목이 아는구나)로 이순신 장군 동상이 있는 창원 진해구 복원로터리에 독립운동가 김구 선생의 친필로 새긴 시비도 있다.

조 후보자는 수사권조정 갈등 국면에서도 사자성어를 활용해 비판에 맞대응했다.

지난해 11월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검찰패싱' 논란이 일자 페이스북에 "법무장관과 검찰총장 두 분은 지금까지 수사권 조정을 위해 소통해 왔고 앞으로도 계속 만나실 것이다"며 "시각과 조직의 입장이 다르지만 문재인 정부의 구성원으로서 '구존동이(求存同異·서로 다른 점은 인정하면서 공동의 이익을 추구한다)'의 정신에 따라 논의를 하고 계시다"고 강조했다.

조 후보자는 같은 달 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페이스북에 "민주정부답게 모든 비판을 감내, 수용하며 '호시우보'(虎視牛步·호랑이처럼 살피고 소처럼 뚜벅뚜벅 걷는다) 그리고 '우보만리'(牛步萬里·소처럼 우직한 걸음으로 만 리를 간다)"라고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국회 운영위원회에선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인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사자성어를 앞세워 창과 방패로 격돌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날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 규명을 위해 열린 운영위에서 나 원내대표는 "양두구육(羊頭狗肉·겉과 속이 다름)"이라고 문재인 정부를 몰아붙였고, 조 후보자는 "삼인성호(三人成虎·거짓이라도 여럿이 말하면 속는다)"라고 맞섰다.

중국의 고서 '한비자'에 나오는 이 고사는 "세 사람이 입을 맞추면 없는 호랑이도 만들어낸다"는 뜻으로, 의혹의 진원지인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의 실체적 진실을 정면 겨냥한 것이다.


법무부 장관으로 후보로 지명된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인사청문회 준비단이 마련된 사무실 로비에서 소감을 밝힌 뒤 승강기를 타고 있다. © News1 허경 기자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으로 처음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은 2015년 5월엔 새정치민주연합에 근본적 쇄신을 요구하면서 '육참골단'(肉斬骨斷·자신의 살을 베어 내주고 상대의 뼈를 끊는다)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조 후보자는 당시 트위터에 "문재인, '육참골단' 해야 한다"면서 "엄정한 기준에 따라 친노(친노무현)건 호남이건 모든 기득권을 잘라야 한다"고 조언하며 이듬해 총선·공천 혁신 방향을 제시했다.

육참골단은 많이 쓰는 사자성어로 보이지만 한국이나 중국 고전에 나오는 말은 아니다.

다만 18세기 무사 야마모토 조초(1659∼1719)의 말을 기록한 책 '하가쿠레'에 나오는 비슷한 표현(피부를 베어내 뼈를 끊는다)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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