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史記列傳 故事(84)擧世皆濁[거세개탁]
안종운  |  한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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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4.23  17:5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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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운  한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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擧: 들 거 世: 세상 세 皆: 다 개 濁: 흐릴 탁

□출전《사기》 〈굴원가생열전〉 《고문진보후집》 〈어부사(漁父辭)〉 

□풀이: 온 세상이 다 흐림.
'지위고하(地位高下)를 막론하고 세상이 온통 혼탁하다.'는 뜻
온 세상이 혼탁한 가운데서 홀로 맑게 깨어있기가 쉽지 않고 깨어있다고 하더라도 세상과 화합하기 힘듦.

□구조: 擧世∥皆↪濁
•擧世(거세): 온 세상(체언으로 주어)
-擧(들 거) ‘들다’이나 ‘온통’으로 쓰인다.
-世(세상 세) 사람이 살고 있는 모든 사회를 통틀어 이르는 말
•皆↪濁(개탁): 모두 흐리다. 모든 사회가 혼탁하다.
-皆(다 개) ‘모두’빠짐이나 넘침이 없는 전체 (전체 범위부사)
-濁(흐릴 탁) 잡것이 섞여 깨끗하지 못하다. (형용술어)

□유래:
초(楚)나라 충신 굴원(屈原)이 지은 '어부사(漁父辭)'에 등장하는 고사성어로, 온 세상이 모두 탁하다는 뜻이다.

온 세상이 모두 흐리다. 즉 지위의 높고 낮음을 막론하고 모든 사람이 다 바르지 않다는 뜻이다. 또한 온 세상이 혼탁한 가운데서는 홀로 맑게 깨어있기가 쉽지 않고, 설령 깨어있다 해도 세상과 화합하기 힘들다는 것을 나타낸다. 남들이 모두 절개를 꺾는 상황 속에서도 홀로 절개를 굳세게 지키고 있음을 뜻하는 독야청청(獨也靑靑)과 유사하다.

굴원은 처음에는 왕의 신임을 얻어 삼려대부(三閭大夫:소(昭)·굴(屈)·경(景)의 세 귀족 집안을 다스리던 벼슬)라는 고위 관작에까지 올랐다. 그러나 나라를 위하여 여러 차례 충간(忠諫)하였다가 왕과 동료 신하들의 미움을 사서 결국 관직을 박탈당하였다. 조정에서 쫓겨나 초췌한 몰골로 강가를 서성이던 굴원은 한 어부를 만났다.

어느 날 굴원이 강을 거닐며 시를 읊고 있는데 그를 알아본 어부가 벼슬에서 쫓겨난 이유를 묻자, 굴원은 “온 세상이 모두 흐렸으나 나 혼자만은 맑았으며, 뭇사람이 모두 취했는데 나 홀로 깨어 있어, 이로써 쫓겨났다.”라고 말한 데서 유래한다.

굴원은 청렴결백했지만 이를 시기하는 간신들의 모함을 받아 벼슬에서 쫓겨난다. 어느 날 강을 거닐며 시를 읊고 있던 굴원을 알아본 어부가 그 이유를 묻자, 굴원은 '세상이 모두 탁한데 나 혼자 맑고, 모든 사람들이 취했는데 나 혼자 깨어있어 밀려났다.)이라 말했다.'고 알려져 있다.

원문: 擧世皆濁 我獨淸 衆人皆醉 我獨醒 是以見放
(거세개탁 아독청 중인개취 아독성 시이견방)
'세상이 모두 탁한데 나 혼자 맑고, 모든 사람들이 취했는데 나 혼자 깨어있어 밀려났다.

□어부사(漁父辭)
屈原旣放 游於江潭, 行吟澤畔 顔色憔悴 形容枯槁.
(굴원기방 유어강담, 행음택반 안색초췌 형용고고)
굴원이 추방되어 강과 호숫가를 이리저리 떠돌며 시를 읊고 방황하니 안색은 초췌하고 몰골이 마르고 시들었다.
漁父見而問之曰; 子非三閭大夫與, 何故至於斯
(어부견이문지왈; 자비삼려대부여, 하고지어사)
어부가 그를 보고 말했다. “그대는 초나라 삼려대부가 아니시오? 어찌 이곳에 이르러 방랑하시오?”
屈原曰; 擧世皆濁 我獨淸, 衆人皆醉 我獨醒. 是以見放.
(굴원왈; 거세개탁 아독청, 중인개취 아독성. 시이견방)
굴원이 말했다. “세상이 모두 탁해졌는데 나 홀로 맑고 바르고자 했으며, 뭇사람들이 모두 취해 몽롱하거늘 나 홀로 술 깨어 있고자 했노라. 이런 연유로 추방되었노라.”
漁父曰; 聖人 不凝滯於物 而能與世推移.
(어부왈; 성인 부응체어물 이능여세추이)
어부가 다시 말했다. “성인은 만사에 엉키거나 얽매이지 않고 능히 세속과 어울려 옮아갈 수 있다 했소.
世人皆濁 何不淈其泥 而揚其波.
(세인개탁 하불굴기니 이양기파)
세인이 모두 탁하다면 왜 그대는 썩은 진창의 물을 더욱 어지럽게 하고 탁한 물결을 일게 하지 않으시오?
衆人皆醉 何不飽其糟而歠其醨 何故深思高擧 自令放爲.
(중인개취 하불포기조 이철기리 하고심사고거 자령방위)
또한 뭇사람들이 모두 취해 세인이 혼몽하다면 왜 그대는 어울려 술지게미를 먹고 진한 술을 마시지 않으시오? 무슨 까닭에 깊이 생각하고 고결하게 하여 스스로가 추방되게 하였소?”
屈原曰; 吾聞之, 新沐者必彈冠, 新浴者必振衣.
(굴원왈 오문지, 신목자필탄관, 신욕자필진의)
굴원이 말했다. “내가 듣길 ‘새로이 머리를 감은 사람은 관을 털어 머리에 얹고, 새로이 몸을 씻은 사람은 반드시 옷을 털고 걸친다.’라고 했소.
安能以身之察察 受物之汶汶者乎.
(안능이신지찰찰 수물지문문자호)
그러니 어찌 청결한 몸에 더럽고 구저분한 것을 받을 수 있겠소?
寧赴湘流 葬於江魚之腹中.
(녕부상류 장어강어지복중)
차라리 상강 흐르는 물에 몸을 던져 물고기의 배 속에 묻히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오.
安能以皓皓之白 而蒙世俗之塵埃乎.
(안능이호호지백 이목세속지진애호)
어찌 깨끗하고 흰 내가 세속의 더러운 티끌과 먼지를 뒤집어쓸 수 있겠소?”
漁父莞爾而笑 鼓枻而去 乃歌曰 滄浪之水淸兮 可以濯吾纓 滄浪之水濁兮 可以濯吾足
(어부완이이소 고예이거 내가왈 창랑지수청혜 가이탁오영 창랑지수탁혜 가이탁오족)
어부가 웃으며 노를 저어 배를 몰아가며 노래를 지어 말했다. “창랑의 물이 맑으면 나의 갓끈을 씻고, 창랑의 물이 탁하고 흐리면 나의 발을 씻으리.”
遂去不復與言.
(수거불부여언)
어부가 어딘가로 가 버려 다시 더불어 말을 나누지 못했다.

※《초사》의 한 편인 〈어부사(漁父辭)〉의 내용이며, 《사기》의 〈굴원·가생열전(屈原·賈生列傳)〉에도 실려 있다. 여기서 유래하여 擧世皆濁(거세개탁)과 衆醉獨醒(중취독성)은 불의와 부정이 만연한 혼탁한 세상에 물들지 않고 자신의 덕성을 지키려는 자세 또는 그러한 사람을 가리키는 고사성어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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