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太陽과 北風, 그리고 봄 - 이관희 수필집
안종운  |  ahnjw455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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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9.14  07: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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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운  ahnjw4555@hanmail.net

<저작권자 © 한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만나기만 하면 실력대결을 해보고 싶어하는 태양과 북풍이 어느 봄날 만났다.

마침 어여쁘고 아리따운 아가씨가 바닷가를 사뿐사뿐 산보하고 있었다. 둘은 아가씨의 코트를 가장 신사답고 멋있게 벗겨 보기로 내기를 걸었다.

먼저 태양이 실력을 발휘해 보기로 하고 즉시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다. 그러자 아가씨는 서슴없이 옷을 훌훌 벗어 던지고 바다로 풍덩 뛰어들었다. 잠시 후 바다 위에는 몇 개의 물방울이 보글보글 올라왔고 바다는 다시 조용해졌다. 아가씨는 영영 다시 나타나지 않았던 것이다.

북풍은 이 광경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너무나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태양의 비인도적이고 잔인한 행동을 엄중히 나무랐다. 태양은 머리털도 하나 없는 대머리를 긁적긁적 하더니 다시 다음과 같은 내기를 제의했다.

마침 유리창문이 달린 양옥집 안방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소년이 눈에 띄었다. 그의 피로를 풀어주자는 내기를 했다. 이번에는 북풍이 먼저 실력을 보여주기로 했다.

북풍은 태양의 콧대를 꺾어 놓을 때는 이때라 생각하고 소년이 공부하고 있는 창가로 접근하여 살그머니 방안에 들어가려고 유리창문을 열려고 했다. 하지만 열리지 않았다. 빤히 들여다보이는 유리창을 통과하려고 했으나 속수무책 고개를 흔들고 말았다. 도저히 창문을 통과할 묘안이 없었다.

이 사이 태양은 유리창으로 살그머니 스며들더니 열심히 공부하는 소년의 볼에 따뜻한 입맞춤을 했다. 마치 어머니 품에 잠든 아기처럼 소년은 행복해 보였다.

 

상대방이 창문을 열지 않는다고 유리창을 깨뜨릴 수는 없지만, 상대방이 마음을 열지 않는다고 상대방을 탓하고 포기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상대방이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열도록 하는 기다림의 지혜가 필요하다. 물론 태양의 지혜처럼 아무 저항 없이 상대방의 마음에 자리잡을 수 있는 온화한 역량이야말로 사람의 마음을 투시할 수 있는 방법의 하나일 수 있다.

지나치면 실수를 저지르기 쉽다. 그리고 모든 승부에 있어서 영원한 승자는 결코 없다.

이제 문민의 시대를 맞은 한국의 노사관계, 겨울이 가고 따뜻한 봄을 맞았다. 만나기만 하면 아웅다웅 하는 모든 당사자는 이 봄을 맞아 보기 좋은 봄옷으로 갈아 입어보자. 꽉 쥔 주먹을 펴고, 악다문 이를 풀고 목소리를 아름답게 가다듬으며 정감 어린 맑은 눈길로 만나자.

새봄을 맞이하면서 서른 몇 해만에 만난 봄을 헛되어 보내는 일이 없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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