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용인 향토 시인 巨津 민선기 선생

  벗 나무 아래에서 - 巨津 민선기

화사한 얼굴
활짝 나를
반겨주시던
님!

파란슈트는
그렇게
님 과 잘 어울릴 수가
없었지요.

먼 산 뻐꾹새울음
파릇파릇
논둑 풀 위로
아지랑이가 피어
오르며
님을 반기고
님께선 나를
반기셨지요.

누구보다 한발 앞서
내 곁을 떠나신다고
밤이슬 등에 맞으시며
길가 누우신
님의 조각들!

나는 그만
애처롭고
가련해서
차마
님의 등
밟을 수가 없습니다.

뻐꾹새가
떠난 것처럼
님 또한
내 곁을 아무런
말없이
훌훌 떠나시는 구료

내가
죽도록 애절하게
사랑했던
여인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