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도로에서 대형 택배화물차가 미끄러지면서 택배 화물이 쏟아져 극심한 정체가 빚어졌다는 뉴스를 접했다.

택배(宅配)라는 말은 원래 일본어 自宅配達(자택배달)의 준말에서 유래한 한자어이다. 말 그대로 집으로 배달해 주는 것을 일컫는 말인데, 일본에서는 주로 신문, 우유, 조리된 음식(피자, 중국 음식 등) 등의 자택으로 배달해 주는 택배라고 하여 현재 우리가 널리 쓰는 택배의 의미와는 그 뜻이 조금 다르다.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대 후반부터 통신판매업의 성장과 함께 택배라는 말의 사용이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는데, 초기에는 일본식 한자어라고 하여 순화 대상 용어로 간주되어 국립국어원에서는 '문 앞 배달', '집 배달'이라는 순화어를 제시했으나 사어가 되었고 2000년대 중반 이후 택배라는 말의 사용은 더욱 고착화되어 일반적인 생활을 하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용어로 정착되다시피 하였다.

宅(집 택, 댁 댁)은 집에 의지한다는 데서 의지하고 사는 ‘집’을 뜻하는데, 건물자체를 의미하면 주택과 같이 택으로 읽고, 소유를 나타낼 때는 댁내와 같이 댁으로 독음한다.

配(짝 배, 나눌 배)는 술 단지[酉 : 술 단지 유]에서 술을 따라 놓고 혼례를 올린 자기[己 : 자기 기]의 짝이라는 뜻도 되고, 자기의 짝과 합한 주를 나누어 마신다고 해서 ‘나누다’는 뜻이 되는 글자이다.

중국에서는 宅配라는 말은 쓰지 않고, 速递(sùdì 수디)라고 하는데, 递는 우체국에 쓰이는 ‘갈마들 체(遞)’자의 간체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