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井蛙不可以語於海者는 拘於虛也니라古典의 향기로운 名文
최난규  |  한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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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12  05:5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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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古典의 향기로운 名文 (92) 抄集 崔 蘭 奎

井蛙不可以語於海者는 拘於虛也니라

[독음] 정와 불가이 어어해자 구어허야
[출전] 장자(莊子)-추수(秋水) 제17편

[해석] 우물 안 개구리에게 바다를 설명해도 알지 못하니 공간에 구속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字義
•井(우물 정) 우물. 작은 공간을 뜻함
•蛙(개구리 와) 개구리
•於(어조사 어) 처소격전치사. ‘~에’ 바다(에), 허공(에)
•拘(잡을 구) 여기서는 ‘한정되다’
•虛(빌 허) 허공

▶ [어구풀이]
•井蛙/不可以/語於海者/ 拘於虛也(정와불가이 어어해자 구어허야)
井蛙은 작은 공간의 개구리.
不는 못하다. 可以는 알수있다(不可以: 알 수 없다)
語於海는 바다에 대해 설명해도.
拘於虛는 공간에 한정되어
...海(者) ...虛(也)=者~也은 원인에 대한 구문으로 ‘때문이다’로 쓰인다.

▣도움말: 공간에 매여 눈앞의 대상만 보지 말라. 세상을 넓고 높으니 큰 포부를 가져라
※유래
장자(莊子)의<추수(秋水)> 제17편에서
하백(河伯)과 북해약(北海若)의 대화에 나오는 유명한 구절이다

井蛙不可以語於海者 拘於虛也 (정와불가이어어해자 구어허야)
夏蟲不可以語於氷者 篤於時也 (하충불가이어어빙자 독어시야)
曲士不可以語於道者 束於敎也 (곡사불가이어어도자 속어교야)

-우물 안 개구리에게 바다를 설명해도 알지 못하니 공간에 매여 있기 때문이고
-여름벌레에게 얼음을 설명해도 알지 못하니 시간에 사로잡혀있기 때문이며
-비뚤어진 선비에게 도를 설명해도 알지 못하니 가르침에 묶여있기 때문이다

물이 모여 개울을 이루고, 개울이 모여 강을 이루었다. 강물은 점점 몸을 불리며 도도하게 흘러갔다. 강물의 신 하백은 절정에 선 짜릿함을 느끼며 “나보다 더 위대한 물은 없다”고 외쳤다. 그때 어마어마한 물을 만났다. 바다였다. 바다의 신 북해약은 이렇게 말한다.

“우물 안의 개구리에게 바다 이야기를 해주기 어려운 것은 그가 공간에 구속되어 있기 때문이고, 여름벌레에게 얼음 이야기를 해주기 어려운 것은 그가 시간에 매여 있기 때문이며, 한쪽으로 치우친 선비에게 진리에 대해 말해주기 어려운 것은 그가 기존의 가르침에 속박되어 있기 때문이라네.
(井䵷不可以語於海者, 拘於虛也. 夏蟲不可以語於氷者, 篤於時也. 曲士不可以語於道者, 束於敎也. <장자> (추수편)

하백은 우쭐댔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그런데 북해약은 뜻밖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천하에서 바다보다 더 큰 물은 없지만, 나는 스스로 내 물이 많다고 여긴 적이 없다네. 우주를 거대한 호수에 빗댄다면, 바다란 작은 돌멩이에 파인 구멍에 고인 물과 같다네.”

하백은 강물 정도로 우쭐댔는데, 북해약은 바다이면서 어떻게 자신이 작은 존재임을 깨달을 수 있었을까. 북해약은 이어 말한다. “도(道)의 눈으로 보면 사물에 귀하고 천한 것은 없지만, 사물의 눈으로 보면 자기는 귀하고 남은 천하다네.
”(以道觀之, 物无貴賤. 以物觀之, 自貴而相賤.)

<장자>에 나오는 아름다운 우화이다. 장자는 작게 보기와 크게 보기의 달인이다. 장자는 북해약의 입을 빌려 말한다. “크다는 관점에서 보면 만물이 크지 않은 게 없고, 작다는 관점에서 보면 만물이 작지 않은 게 없다. 하늘땅이 좁쌀만 하다는 걸 알고, 털끝이 산더미만하다는 걸 안다면 크고 작음의 무한한 층차를 알 것이다.”(因其所大而大之, 則萬物莫不大. 因其所小而小之, 則萬物莫不小. 知天地之爲稊米也, 知毫末之爲丘山也, 則差數覩矣.)

장자는 인생이란 날개 길이가 삼천리인 붕새가 구만리를 날아가는 일과 같다고 여겼다. 우주의 티끌에 지나지 않는 인간이지만, 우주를 이해하려는 티끌들의 끝없는 도전은 붕새의 비행 이상으로 장엄하다. 장자는 또 오늘날로 치면 미국과 중국 같은 두 강대국의 충돌을 달팽이의 두 뿔 사이에서 벌어지는 병정놀이쯤으로 여겼다.

장자에 따르면 “내 핵단추가 더 크다”는 지구 최강대국 통치자의 볼품없는 발언 따위는 달팽이의 한쪽 뿔에서 앵앵거리는 소음에 지나지 않는다. 죽음을 눈앞에 둔 장자는 귀중한 물건을 부장품으로 함께 묻으려는 제자들에게 하늘과 땅이 자신의 널과 덧널이며 해와 달과 별들이 자신의 부장품이라고 일러주었다.

장자는 이런 괴이한 자기 말을 이해해주는 이를 만년 뒤에라도 만난다면, 그건 아침저녁 사이에 만난 거나 마찬가지일 거라고 말했다. 이렇게 호방한 사유를 전개한 인물은 동서고금을 통틀어 다시 만나기 어려울 것이다.

세상을 좁게 여기면서도, 동시에 작은 풀 한 포기를 크게 볼 줄 아는 것이 위대함의 출발점이다. 그러나 자신이 크다고 우쭐대거나 타인을 함부로 작게 보는 것은 개구리가 우물 안으로 들어가는 출발점이다. 우주의 시민인 우리들은 작은 것을 크게 보는 공부와 큰 것을 작게 보는 공부를 포기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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